음향 데이터 보기 교육자료.
-1. 왜 음향 측정 데이터를 공부해야 할까요?
1-1. 들어가며
여러분이 음향 측정 데이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자료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본격적인 정보 습득에 앞서서, 오디오 애호가가 왜 음향 데이터를 볼 줄 알아야 하는지, 또 왜 음향 지식이 필요한지 논의해 보려고 합니다.
음향 측정 데이터를 보면 어렵습니다. 이런 꼬부라진 그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쏭달쏭 합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어떤 배경지식들이 필요한지 감도 안 옵니다. 누가 알려주지도 않고, 아는 사람들끼리만 재밌게 놀면서 모르는 사람 보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그냥 소리 들어보고 좋으면 되는 거 아닐까요? 왜 음향 측정 데이터를 공부해야 할까요?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우리 모두의 공통된 관심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디오 콘텐츠를 즐겁게 감상한다’
오디오를 좋아하는 우리는 모두 이 관심사를 위해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디오 콘텐츠를 즐겁게 감상한다’는 것은 사람마다 각각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등산 후 산 정상에서 미니 라디오로 듣는 노래가, 고급 하이파이보다 즐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디오 품질을 제외한 다른 조건이 똑같다면 산 정상에서도 싸구려 라디오 보다, 고품질 라디오가 더욱 즐거울 것이란 사실은 높은 확률로 들어맞을 것입니다.
나만 즐거우면 저품질 오디오도 훌륭하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비교해 보면 고품질과 저품질의 차이가 느껴지고, 그 때 우리는 오디오 기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기도 합니다.
나쁜 음향 기기는 소리의 대역폭에 제한이 있을수 있습니다.
이는 고음이나 저음의 일부 성분을 재생하지 못하는 것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의 예를 들면 음악의 고음 성분이나, 저음 성분이 재생되지 않습니다.
원래 음반에는 있었던 베이스 사운드가 나오지 않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는 마치, 코스 요리를 주문했는데 중간에 중요한 요리가 빠져 있는 상황과 마찬가지 입니다.
있는 줄 몰랐을 때는 차려진 요리만 맛있게 먹었겠지만, 웨이터가 몇 가지 요리를 실수로 내오지 않았다면 누구나 섭섭할 것입니다.
또 간이 안 맞거나, 밥만 많고 반찬은 적은 경우를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방금전까지의 이야기는 두 줄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
- 오디오 애호가는 오디오 컨텐츠를 즐겁게 감상하기를 바란다
- 고품질 오디오는 저품질 오디오와 비교해서 좀 더 원래 음반에 담긴 정보가 충실하기 때문에 청취자가 더 즐거울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우리가 음향 지식을 알고, 음향 측정 데이터를 볼 줄 알아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고품질 오디오와 저품질 오디오를 어떻게 구분하지?’
겉으로 보기만 해도 좋은 스피커와 나쁜 스피커를 알아챌 수 있을까요? 혹은 듣기만 해도 알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음향기기 측정 데이터를 본다면 이 오디오가 고품질인지 저품질인지 알아챌 수 있을까요?
오디오의 세계는 알쏭달쏭합니다.
저마다 느끼는 것이 다릅니다. 매체마다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되서 오디오 업계의 과학자들은 다양한 음향 기기의 데이터를 측정하여, 그것이 통계적인 대중의 선호도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다양한 측정 방법과 측정 요소가 제시되었고, 많은 과학자들과 유저 간의 교차 검증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현재 “측정치가 이상향에 가까울수록 평균적인 선호도가 높을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1-2. 그냥 귀로 듣고 리뷰하면 안 되나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수많은 오디오 리뷰들 중 어떤 것은 오로지 오디오 경험에 대한 감각적인 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황홀하고 깊으며 섬세한 소리” 등의 미사여구나 “옹졸하고 매마르며 실망스러운 소리” 등의 의견이죠
이러한 리뷰에는 항상 오해의 여지가 많습니다. 과연 섬세한 소리다 라는게 모두에게 같은 느낌일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저마다의 느낌이란 같을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입니다.
우리는 ‘소리가 따스하다’라던가 ‘소리가 차갑다’ 등의 표현을 종종 사용합니다. 이러한 표현은 심지어 전문적인 음향 책에도 소개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 음향 책에 어떻게 소개되어 있는지 예시를 아래 적어 보겠습니다.
소리가 차갑다 : 6KHz 이상의 고음이 강조되거나, 200Hz 미만의 저음이 부족하다
이것은 더이상 감각적인 수치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좀더… 뭔가 음향 측정의 세계의 용어가 되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해설을 하게 되는 이유는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 입니다.
내가 느끼는 차가움과, 남이 느끼는 차가움은 언제나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차가운 소리란 대체로 어떤 것인가? 에 대한 해설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청각은 몸 상태와 기분 상태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소리에 대한 인상은 시시각각 다르게 느껴 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6KHz 이상의 고음이 강조되고, 200Hz 미만의 저음이 부족하다.’라는 표현은 좀 더 오해의 여지가 적습니다.
내가 느끼는 감각 보다는 현실에서의 사실 그 자체에 더욱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음향기기 리뷰에서 이런 표현을 좋아합니다. 아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스피커는 다소 날카롭게 들리는데, 그 이유는 4KHz 부근이 강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장에는 청자의 오디오에 대한 인상과, 그 사실적인 근거가 함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는 오디오를 들으며 느꼈던 인상을 오해 없이 서로 공유하고 토론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가 음향기기를 측정하여 들여다 보는 이유 중에서 아주 중요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음향 기기 측정 데이터는 모호한 청각 감상에 대한 표현을 명확한 측정 데이터로 표현해 줍니다.
1-2 문제가 있는 오디오의 음향 기기 측정 데이터를 보면, 오디오를 진단할 수 있다.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 갑니다. 병원에 가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의사의 전문적인 소견과, 병원의 진료 장비를 통해서 어디가 아픈지 확인하고,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알기 위함입니다.
“손목이 아픕니다” 라고 해서 병원에 가면 전문가 의사가 진찰을 합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증상을 물어보기도 하고, 촉진해보기도 하며, 엑스레이 사진도 찍어 보고, 사진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진단과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음향 기기의 문제 확인도 나름 비슷한 절차가 있습니다.
증상을 물어본다 : 감상 공유
촉진해본다 : 평가자가 음향 시스템을 직접 청취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본다 : 음향 기기 측정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한다 : 음향 기기 측정 데이터 해석
오디오를 분석하는것이 쉽지는 않지만 사람을 분석하는 의사에 비하면 훨씬 쉽습니다. 오디오를 전문가 수준으로 분석할 수 있는 동호인 분들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디오를 정확히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잡는 데 음향 기기 측정은 거의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음향 기기 측정은, 보다 정확한 에러 확인을 하고 오디오 개선 방안을 선명하게 알려 줍니다.
1-3. 첫 포스팅을 마치며
다시 한번 음향 기기 측정 데이터를 보면 좋은 이유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청각의 부정확함을 극복하기 위함
- 청각 데이터를 시각화 하기 위함
- 각기 다른 청각 인상을 서로 소통하기 위함
- 보다 정확한 에러 확인
- 오디오 시스템 구축 및 개선 방안 수립
어떠신가요? 이왕 오디오에 입문해서 취미를 즐겁게 즐기려면 꼭 필요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음향 기기 측정 데이터를 처음 보면 어렵습니다. 소리에 대한 느낌을 말로 하면 쉬운데, 그래프와 숫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포스팅 시리즈를 차근히 따라 가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한 번 이해하고 나면, 그 다음은 재미의 영역이 될 것입니다. 내 오디오 시스템도 측정해 보고 싶고, 더 많이 알고 싶은 욕심도 생길 것입니다. 다음 포스트를 기대해 주세요.